문 대통령은 도쿄올림픽 가야 하나

기고문> 국민의힘 태영호 국회의원 강남내일신문l승인2021.07.19l수정2021.07.1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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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 참석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결정적 시각이 다가오고 있다. 현재까지 한일 정상회담 조건 관련 두 외교 당국사이 물밑 협상에서 진전이 없다고 한다.

오랫동안 외교관생활을 해온 나로서는 올림픽 참석을 계기로 진행되는 정상회담에서 심각한 양국 간 의제가 꼭 토의돼야 한다는 조건부를 설정해 놓았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 그리고 언제까지 협상의제가 합의되지 않으면 올림픽에 가지 않는다는 시한부 ‘데드라인’까지 설정해 놓았다면 이것이야 말로 외교관례상 대단히 비상식적이다.

물론 도쿄올림픽 참석과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관계를 정상으로 되돌려 놓았으면 하는 대통령의 바람은 옳다. 그러나 올림픽은 그야말로 스포츠 문화 축제이다. 더구나 이번 올림픽은 이웃 국가에서 진행되며 우리 선수들도 참가한다. 옆집인 우리가 이웃집 잔치에 참석하여 축하해 주는 것이 정상이고 우리 자녀들이 이웃집 잔치에서 노래 부르고 춤을 춘다는데 집 가장이 가서 박수도 쳐 주어야 정상이다.

지난번 러시아 월드컵 때 문 대통령이 멕시코전에서 진 패배의 아쉬움에 울고 있던 손흥민 선수를 다독여 주는 장면을 보면서 나도 눈물을 흘렸다. 대통령의 모습은 이래야 한다. 사실 대통령은 시간상 가능하다면 우리 선수들이 출전하는 국제경기들에 다 참석해 선수들을 격려해 주어야 한다. 올림픽 개막식날 문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섭섭해 할 선수들의 마음도 대통령이 헤아려 주기 바란다.

물론 대통령의 올림픽 참석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이 열려 위안부ㆍ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와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조치 등을 해결하는데 돌파구가 마련된다면 당연히 더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해결을 보지 못한 뿌리 깊은 한일 갈등이 대통령의 올림픽 참가라는 단 한 번의 이벤트로 해결될 수 있다고 보는 것 자체가 무리수이다.

문 대통령의 올림픽 참석 관련 물밑 협상이 진행되는 국면에서 방위백서를 통한 독도 영유권 주장, 주한 일본 공사의 막말 논란 등 일본측은 한일 갈등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특히 일본측이 이번 막말 사건의 당사자를 올해 중으로 조용히 본국으로 소환시키는 것이 외교관례에 맞는 일이다.

이와 함께 도쿄올림픽 전야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문제를 부각시켜 일본으로부터 정상회담에 대한 전향적 입장을 이끌어 낸다는 전략도 바람직하지 않다. 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참가가 지나친 정치적 편향 때문에 최종 무산될 경우 한일 양국 중 누구에게 실이 더 크겠는지 냉정하게 따져 봐야 한다.

상식으로 생각해 보아도 이웃 잔치에 가지 않은 우리가 비정상처럼 보일 것이다. 일찌감치 도쿄올림픽 불참을 결정한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도 도쿄올림픽 불참에 동참하여 김일성의 ‘갓끈 전략’이 먹혀 들길 바라고 있다.

벌써부터 북한 매체들이 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참가가 ‘일본 장단에 춤추는 격’이 될 것이라며 비난의 포문을 열고 있다.

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참석이 무산되면 현 정부는 한일관계를 최악으로 만들어 놓았다는 이미지만 남겨 놓고 물러나게 될 것이며 차기 정부는 한일관계를 진전시켜 문 정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할 것이다.

대통령이 제발 상식적으로 도쿄올림픽 참석 문제를 결정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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