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대책 이후 수요가 유입된 경기 남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불안 조짐이 나타나자 정부가 서둘러 규제책을 발표했다. 투기수요에 대한 엄정 대응을 골자로 하는 이번 2.20대책에는 조정대상지역 내 대출 규제 강화, 투기수요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 조사 집중 실시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한 최근 경기 수원 영통ㆍ권선ㆍ장안, 안양 만안, 의왕시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해 강화된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우선 3월 2일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LTV가 현행 60%에서 최대 30%까지 낮아진다. 시가 9억원 기준으로 주택가격 구간별 LTV 규제비율을 차등 적용하는데, 9억원 이하는 LTV 50%, 9억원 초과분은 LTV 30%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가액 10억원 주택을 매입할 경우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현행 6억원(=10억원×60%)에서 4억8,000만원(=9억원×50%+ 1억원×30%)으로 줄어든다.

주택담보대출 관리도 강화한다. 사업자 대출의 경우 기존에는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에서만 주택 구입목적의 주택담보대출(주택임대업, 주택매매업 제외)이 금지됐지만 앞으로는 적용범위가 조정대상지역까지 확대된다. 또한 1주택세대는 2년 내 기존 주택을 처분하면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2년 내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신규 주택에 전입해야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 수도권 일부 지역,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

대출규제를 받게 될 조정대상지역도 추가 지정됐다. 최근 시장 불안을 나타낸 수원 영통구, 권선구, 장안구 및 안양시 만안구, 의왕시가 그 대상이다. 대전 등 열기가 뜨거웠던 지방 지역은 포함되지 않았다. 지방으로 규제지역을 확대할 경우, 수도권과 온도차를 보이는 지방 아파트 시장의 냉각을 우려한 영향으로 보인다.

이번 추가 지정된 지역들은 대출을 비롯해 청약, 세금 등 조정대상지역에 적용되는 각종 규제를 받게 될 예정이다. 우선 청약의 경우, 1주택 이하 세대주만 민영주택 청약 1순위 자격이 주어진다. 당첨 시 7년간 재당첨 제한이 적용되며, 청약 가점제 적용이 확대(전용 85㎡ 이하 75%, 전용 85㎡ 초과 25%)된다. 특히 이번 추가 지정지역을 포함한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소유권이전등기일까지 전매가 강화되면서 단기 차익을 노린 청약 투기수요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양도소득세 부담도 커진다. 조정대상지역에서 1세대 1주택자가 집을 양도할 때, 2년 이상 거주해야 양도세가 비과세된다. 다주택자의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및 양도소득세율이 중과(2주택 10%p, 3주택 20%p) 적용된다. 분양권을 전매하면 50% 단일세율이 적용된다. 이와

더불어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에 대해 종부세 세부담 상한이 300%로 확대되기 때문에 보유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 잦은 규제책으로 시장의 내성 키울 수도… 공급 보완책 필요

이번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된 수원, 의왕, 안양은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과열 양상이 주춤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와 풍부한 시중 유동자금으로 인해 수요가 비규제지역으로 유입되는 풍선효과 우려도 여전히 남아있다. 수도권에서는 안산과 부천, 군포를 비롯해 GTX-C노선과 지하철 7호선 연장 등 교통호재를 품은 인천 연수구, 서구 등 서부권에서 키 맞추기 현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반면 평택 등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많거나 거리상 서울에서 먼 경기 외곽지역으로의 열기 확산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수도권보다 규제의 영향을 덜 받는 지방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오히려 부산이나 청주, 대전 등 최근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지역들이 들썩일 수 있다.

12.16대책이 발표된 지 2개월 만에 추가 대책이 발표된 것은 수요억제 위주의 규제책 한계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수요 억제책은 일시적으로 수요심리를 제한하지만 근본적인 가격 안정을 가져오기 어렵다. 오히려 잦은 규제책이 시장의 피로도 내지는 내성을 키우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공급 증가 혹은 다주택자의 매물 출시를 유도할 수 있는 보완책이 같이 고려돼야 할 것이다.

<부동산114리서치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