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공원에 안창호 선생의 묘소가 있다구?” 얼마 전 공원을 산책하던 중 지나가는 학생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아마 그들은 도산공원 안에 안창호 선생과 부인 이혜련 여사의 합장묘가 있다는 것을 처음 접하는 모양이다. 사실 필자도 2004년 이 근처로 이사 오기 전까지 도산공원에 대해 그리 잘 알고 있지 못했다. 더욱이 안창호 선생의 묘소가 여기에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도산공원은 1973년에 개장하였다. 공원이름은 안창호 선생의 아호인 도산(島山)에서 따온 것으로 안창호 선생의 애국심과 교육정신을 기념하는 뜻으로 붙였다고 한다. 도산은 안창호 선생이 인천항을 떠나 미국으로 유학길에 오를 때 배위에서 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는 하와이를 바라보고 지은 호라고 한다. 사실 안창호 선생은 섬에서 태어나 남달리 섬을 좋아했다고 한다. 선생은 1878년 평안남도 강서군 초리면 칠리 도롱섬에서 태어났다.

처음 도산공원에 왔을 때와 지금의 모습은 조금 다른 듯하다. 예전에는 결혼사진을 찍는 예비 신랑신부의 모습이 많이 보였고 공원 벤치에는 데이트하는 청춘남녀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공원 이곳저곳에 운동기구를 설치하여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노령화 사회로 진입해서 그런지 젊은이보다 나이가 들어 보이는 시니어들이 더 많아 보인다. 여기에 더해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개 주인들끼리 모여 서로 자기의 개에 대해 이야기 하는 ‘반상회’ 모습을 자주 보곤 하는데 처음에는 이상하지만 지금은 익숙해 졌다.

한편 필자에게는 도산공원은 뭔가 특별한 곳이기도 하다.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 자주 찾았다. 이제는 공원 여기 저기에 운동기구를 설치해 놓았으니 편리하다. 또한 도산공원은 수령이 제법 되어 보이는 여러 가지 나무들이 꽉 들어차 있다. 개장한지 44년이 되었으니 그렇게 많이 컸다. 특히 공원 산책길 주위에 큰 나무들이 잘 조성되어 있어 마치 숲 속을 걸어가는 느낌이 든다. 한창 더운 여름철에도 공원에 들어서면 좀 서늘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봄철 신록부터 가을의 단풍, 겨울의 스산한 모습까지 계절마다 느낌이 달라 좋다.

여기에는 도산의 동상과 기념관이 있다. 얼마 전에는 벤치에 도산 동상도 추가로 마련하여 도산과 친근하게 사진도 찍을 수 있다. 더욱이 공원을 돌다보면 이런 문구들을 접하게 되는데 인상적이다. “그대는 나라를 사랑하는가 그러면 먼저 그대가 건전한 인격(人格)이 되라. 우리 중에 인물이 없는 것은 인물(人物)이 되려고 마음먹고 힘쓰는 사람이 없는 까닭이다. 인물이 없다고 한탄하는 그 사람 자신(自身)이 왜 인물이 될 공부(工夫)를 아니하는가”, “낙망(落望)은 청년(靑年)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民族)이 죽는다.”

공원에 오면 그 옛날 어려움 속에서도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도산 안창호 선생의 생생한 모습을 새삼 떠오르게 하는 것이 있다. 공원 중앙에 국내 유수업체가 기증한 안창호 선생의 ‘은빛’ 동상이 있다. 필자는 공원을 돌며 이 동상을 보면 하는 말이 있다. ‘존경합니다. 도산 선생님!’

요즈음 도산공원에는 공간을 적절히 활용하여 각양각색의 조각 작품을 보기 좋게 잘 설치해 놓았다. 독자들도 기회가 된다면 이런 작품을 감상하고 산책길을 걸으면서 기분전환도 하고 우리나라의 자주와 독립을 위하여 한평생을 바친 도산 안창호 선생의 애국정신을 함양하는 기회를 가지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