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5월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노래이다. 이 노래를 생각하면 봄날의 기분 좋은 내음과 따사로운 햇살이 느껴지면서 조금은 설레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5월은 기념하는 날도 참 많다.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해서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 모두 기쁘고 행복하고 감사함을 느끼게 하는 날들이다.

어린 시절엔 한 푼, 두 푼 모은 동전으로 부모님께 어떤 선물을 할까 고민하며 행복해 하기도 했고, 선생님을 위한 양말 한 켤레, 손수건 한 장을 고르면서 즐거워하기도 했다. 결혼을 하고 나서는 아이들과의 나들이를 준비하고 기쁜 마음으로 선물을 사기도 했고, 이제는 자연스레 손주들이 생각나는 5월이다. 올 해의 5월은 나의 가족들 외에 생각나는 이들이 더 많다. 이들을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기쁜 마음도 들지만 다른 한 편으론 무거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작년 가을 무렵, 서울가정법원을 통해 한 명의 청소년을 만났다. 이 아이가 살고 있는 곳은 강남구에 위치한 ‘드림빌’이라는 곳이었다. 예전부터 우리 지역에 아동,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있는 생활시설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 시설은 아주 어린 영아에서부터 성인이 되기 전의 청소년들까지 다양한 나이의 친구들이 함께 하는 곳이다. 이 때의 인연을 계기로 드림빌의 여러 아이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 후로도 내가 이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나보니 또 다시 이 곳을 찾게 되고 이렇게 드림빌과 함께 한 지 벌써 반년이 지나고 있다.

너무도 순수하고 맑은 아이들, 사랑스럽고 소중한 아이들이 따뜻한 가족 안에서 생활하지 못하는 것이 참으로 마음 아프고 속상하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이들이 반듯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고민되고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 생각하게 된다. 특히 5월이 되니 그 고민이 나의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것 같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우리의 사랑과 관심 말고 더 좋은 것이 무엇이 있을까하는 생각이다. 물론 국가에서 기본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주고 지원을 해 주어야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이러한 것 외에 민간에서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 너무도 많다는 것을 많이 이들이 공감했으면 좋겠다.

이들이 시설이라는 곳에 분리되어 있는 아이들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함께 생활하고 성장하고 있는 우리의 아이들이라는 인식으로 받아들이면 좋겠다. 어디에서 생활하고 있는지 그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들을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어른들이 얼마든지 많이 있다는 것을 느끼도록 해주고 싶다.

더 성장하여 그 곳을 나와 사회에 발을 디딜 때에도 물론 힘들고 어려운 부분들이 있겠지만 기꺼이 도움을 주고 이끌어 줄 수 있는 손길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싶다. 그래서 이 사회에 꼭 필요한 구성원이 되어 ‘내가 참 잘 태어났구나’, ‘내 삶이 참 감사하구나’하는 마음이 들게 해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 우리 모두가 내 주변을 좀 더 돌아보고 관심을 가졌으면 하면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