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이 2006년부터 조사를 시작한 이래 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서울 비거주자는 규제가 적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진입 장벽이 낮은 관악, 강북 등의 지역을 주로 매입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강남 아파트 매수에 나선 외지인도 지난해보다 늘었는데, 대출규제 완화 영향과 가격 저점 인식에 서둘러 매입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서울 집값이 점차 회복세에 진입하고 있고 이와 더불어 향후 주택 공급 부족 문제가 더해지면서 서울 선호현상은 더욱 짙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R114(www.r114.com)가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현황을 분석했다. 2023년 상반기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26%로, 2006년 조사 이래 최고 수준으로 조사됐다. 똘똘한 지역 선호가 짙어지면서 서울로의 원정 투자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외지인은 서울 어느 지역 아파트를 많이 샀을까? 자치구별 외지인 거래 비중을 분석한 결과, 관악구(45%)가 가장 높았는데 지난해에 비해 가장 많이 증가했다. 관악구 비중이 높은 데에는 평균 매매가격이 8.3억원(2023년 상반기 기준)으로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이며 비규제지역으로 서울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지난해(`22년 5월) 신림선이 개통하고, 신림뉴타운과 봉천동 재개발 등의 정비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주거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강남구는 규제지역이면서 평균 매매가격(25억387만원, 2023년 상반기 기준)이 15억원을 넘는 수준임에도 매수가 늘었다(2022년 하반기 10%→2023년 상반기 25%). 15억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허용되면서 더 오르기 전에 서둘러 강남에 진입하려는 움직임과 정비사업 초기 단지들의 사업 추진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자의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 선호 현상 짙어졌지만 원정 매입 증가는 미지수>

서울 집값 상승 움직임이 점차 시장 전반으로 번지고 있고, 향후 2~3년간 주택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면서 서둘러 매수에 나서는 분위기다. 더욱이 서울 아파트가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서울 선호 현상은 더욱 짙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가격 상승세로 인한 가격 부담 확대 및 대출 제한(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취급 중단 예정, 50년 만기 주담대 기간 축소 등)으로 상반기와 같은 투자 및 실수요자들의 적극적인 서울 원정 매입이 늘어날지는 정책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부동산R114리서치센터 김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