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계의 거장 故 신상옥 감독의 미공개 유작 <겨울 이야기>가 2006년 그의 타계 이후 18년 만에 완성되어 내년 1월 개봉한다.

<겨울 이야기>는 아내의 죽음 이후 그 충격으로 인해 치매에 걸린 한 노인(신구)과, 그를 돌보는 며느리(김지숙)를 통해 치매 가정의 고통과 갈등, 화해를 그린 이야기이다. 

故신상옥 감독은 대한민국 영화사를 논할 때 가장 먼저 대두되는 기념비적 인물로 1950년대 후반 폭발적으로 성장한 한국 영화계의 부흥과 다양한 제도의 마련에 힘입어 ‘신필름’을 설립한 그는 1961년 <성춘향>, <사랑방손님과 어머니> 등의 작품을 통해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또한 1978년 납북 이후 함께 납북된 배우이자 아내 최은희와 북한에서 제작한 <돌아오지 않는 밀사>, <소금> 등의 작품은 북한 영화계의 비약적 수준의 발전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후 탈북에 성공한 뒤 영화의 메카 할리우드에서 영화제작과 감독을 맡았고 1994년 한국인 최초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을 역임하는 등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한국 영화계의 진정한 거장이었다. 

<겨울 이야기>는 2004년 촬영 종료 이후 미처 편집을 마치지 못한 채 타계한 그를 대신해 아들 신정균 감독과 당시 촬영감독이었던 조동관 감독 등, 후배 영화인들이 뜻을 모아 18년 만에 완성했다. 

일본의 노인 복지 제도의 근간을 바꾼 밀리언 셀러 아라요시 사와코의 소설 ‘황홀한 사람’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겨울 이야기>는 인간의 이성이 상실되고, 마침내 스스로의 존엄까지 파괴하게 되는 질병인 치매로 고통받는 환자 당사자와 그 환자의 고통을 함께 나눠지는 주변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내를 잃은 충격으로 인해 치매를 앓게 된 노인 역에는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원로 배우 신구가 분해 치매의 고통을 사실적으로 전할 예정이다. 여기에 치매에 걸린 시아버지를 돌보는 며느리 역은 연극계의 전설과도 같은 배우 김지숙이 연기해 고된 간병의 과정과 자아를 잃어가는 가족을 지켜봐야만 하는 안타까움을 진솔하게 표현한다. 

영화는 점점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는 지금, 노인에 대한 복지와 사회와 가정의 책임에 대한 메시지를 함께 전하고자 하며, 우리가 견지해야 할 도덕적 태도가 무엇인지 시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영화 <겨울 이야기>는 언론시사회를 시작으로 ‘범영화인 초청 기념 상영회’가 예정돼 있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와 함께 기획된 상영회는 한국 영화사의 기념비적 인물인 故 신상옥 감독의 미공개 유작이 긴 세월을 거쳐 마침내 상영되는 점을 기념하기 위해 진행된다.

이번 상영회는 영화계 전반을 구성하고 있는 범영화인들이 초청되어 故신상옥 감독의 후배 감독, 배우 등 영화 관계자들이 모두 모여 그를 기념하고 추도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