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언론과 전문가들은 많은 사람들이 강남구를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교통, 교육, 경제,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생활 편의시설과 인프라가 우수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평가가 다소 민망할 만큼 여전히 강남구 안에는 구민 실생활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은 곳이 상당합니다. 대표적으로 세곡지구 교통문제를 들 수 있겠습니다.

이미 집행부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입주한지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심각한 교통난은 나아지고 있지 않습니다. 밤고개로 공사로 인한 상습적인 교통정체는 말할 것도 없고, 강남구 22개 동 중에서도 인구가 가장 많은 아파트 밀집 주거지역인 세곡동의 경우 대중교통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은 지역임에도 이렇다 할 지하철역 하나 없는 실정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역주민들에게는 버스가 유일하다시피한 대중교통 수단이지만, 그나마도 어렵게 설치된 버스정류장에는 햇빛이나 눈·비를 막아 줄 수 있는 쉘터가 마련되지 않은 곳이 많아 버스정류장을 이용하는 구민들께서 악천후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더욱이 지난해 여름에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이번 겨울에는 잦은 눈 때문에 쉘터가 없는 버스정류장을 이용하는 구민들께서 많은 어려움을 겪으셨습니다. 또한 일부 정류장에는 쉘터 뿐 만 아니라 버스 도착 예정시간을 알리는 시스템마저 설치되지 않아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는 어르신이나 어린 학생들은 막연히 버스를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주민 불편사항에 대해 집행부에서는 버스승차대 및 버스 도착 알림시스템 설치는 서울시에서 진행한 사업으로 2014년 사업이 완료되었고, 서울시에 추가 설치 요청을 하고 있으나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사무적인 답변만 하고 있어 아쉽습니다. 물론 버스정류장 설치 등의 시내버스 관련 사항이 서울시 소관이라 집행부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 이해됩니다.

그러나 대규모 주택 개발로 최근 몇 년 사이 인구가 급증한 세곡지구의 특수성 등을 고려한다면, 보다 세심하고 능동적인 생활 행정으로 구민 불편 해소에 노력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집행부에서는 주민의 입장에 서서 버스정류장 문제를 포함한 전반적인 세곡지구 교통 문제를 면밀히 검토하기 바라며, 나아가 일상생활 속 구민의 불편사항을 경청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덧붙이자면, 본의원은 언제부터인가 집행부의 행정이 대형 프로젝트나 구청장 공약사업에 치우쳐, 정작 구민을 위한 생활 행정에는 다소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종종 들었습니다.

반면 타 자치구의 경우를 살펴보면, 지난해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나마 뙤약볕을 피할 수 있도록 그늘막을 설치한 서초구의 사례는 전국적으로 벤치마킹 되었을 뿐 만 아니라 '유럽 친환경상'과 '서울 창의상'까지 수상하였고, 성동구를 비롯하여 서초구, 중구, 용산구 등에서는 한파가 기승을 부렸던 이번 겨울 버스정류장에 비닐로 된 바람막이 텐트를 설치하여 많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 처럼 타 자치구에서 생활밀착형 행정을 통해 주민 불편 해소에 노력하는 동안 강남구의 행정은 어디를 향하고 있었는지 집행부 스스로 돌아보기 바랍니다.

행정의 최종 목적이 구민 행복에 있다는 점을 명심하여, 구민을 위한 배려 행정, 착한 행정, 모범 행정으로 ‘변화를 선도하는 강남’ 구현에 노력해 주기 바라며, 발언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