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다른 사람에게 의도하지 않은 혜택이나 손해를 발생시키는 것을 종종 보곤 한다. 경제학적으로 혜택을 일으키는 경우를 외부 경제(external economy)라 말하고 반면 손해를 발생시키는 것을 외부 불경제(external diseconomy)라 지칭한다.

혜택의 경우를 보면 과수원 주인과 양봉업자의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과수원 근처에서 양봉을 하면 과수원에 꽃이 필 때 벌들이 꽃에 모여들어 양봉업자는 꿀을 많이 채취할 수 있고 과수원 주인은 꽃에 수정이 많이 되어 더 많은 과일을 얻을 수 있다. 서로 외부 경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외부 불경제의 예는 미세먼지, 소음 공해 등을 들 수 있다. 예컨대 중국발 미세먼지는 우리나라에 커다란 경제적 피해를 주고 있다. 지난해 ‘미세먼지 문제의 진단과 대응을 위한 공동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외부 불경제 규모는 연간 11.8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외부 경제와 외부 불경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은 없을까? 1991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코즈(Ronald Coase) 교수는 당사자들이 자원배분과정에서 재산권이 명확하게 확립되고 거래비용이 없을 때 시장참여자가 자발적인 협상을 통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코즈의 정리(Coase Theorm)’라 한다.

과수원 주인과 양봉업자가 서로의 협상을 통해 해결하는 방안을 살펴보자. 과수원 주인이 얻는 이익이 양봉업자가 취득하는 이익보다 크다면 과수원 주인은 꽃이 필 무렵 양봉업자에게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벌들을 모아달라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벌들이 없다면 과수원 주인은 사람을 고용해서 붓으로 일일이 꽃을 터치하여 수정시키는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자는 배꽃이 피었는데 벌들이 없어 사람을 사서 꽃의 수정을 도와주는 작업을 TV에서 본 적이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이익을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운 데다 이해당사자들이 협상과정에서 소요되는 변호사 비용 등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으로 합의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정부가 중재기관으로 나서서 조세나 보조금을 통해 이를 해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도시 재생사업에 세금을 투입하였더니 상권이 활성화 되었지만 임대료 상승 등으로 건물주만이 이득을 보고 임차상인이나 세입자들은 쫓겨나는 현상(젠트리피게이션)이 발생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정부가 지난 5년간 1.7조원의 비용을 들여 전통시장을 활성화 하였는데 전통시장 매출은 4% 증가하는 동안 월세는 15.6%, 평균 보증금도 18.4% 각각 상승했다고 한다.

앞으로도 정부나 지자체의 인프라 투자에 따라 해당지역 경제주체들에게 이익이 서로 달리 발생하게 되는데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가장 바람직한 것은 코즈의 정리처럼 정부가 제도적 뒷받침을 해줌으로써 당사자간 경제적인 이익을 서로 협상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을 것이다. 만일 해결방안을 찾기가 어려우면 정부나 지자체는 경제주체들의 귀속 이익 규모 등을 정확히 파악하여 건물주나 영세상인 등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발전(發展)과 함께 상생(相生)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