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동, 신사동, 청담동 지역의 성형외과, 피부과 건물의 간판을 보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어(中國語)로 되어 있는 경우가 눈에 많이 띄었다. 중국인 환자를 유치하겠다는 마케팅 차원인 동시에 실제로 그만큼 많이 온다는 것일 게다.

그런데 요즈음은 한글 간판으로 많이 바뀌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우선 중국의 한국여행 규제 움직임, 이른바 ‘한한령(限韓令)’의 영향 등으로 성형외과나 피부과를 찾는 중국인이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상정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런가? 보건복지부가 외국인 환자 관련 흥미로운 통계를 발표하였다. 2016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환자가 36만 4,189명인데 이는 2015년대비 23%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럼 강남구의 경우는 어떠한가? 지난해 강남구를 방문한 외국인 환자는 7만 6,385명으로 경기도(5.5만명), 대구(2.1만명) 보다 더 많다. 증가율도 2015년대비 40% 증가했다고 한다.

국가별 순위를 보면 중국이 3만 2,182명(42.1%), 미국 1만 434명(13.7%), 일본 5,015명(6.6%) 등으로 나타나 여전히 중국으로부터 오는 환자가 가장 많다. 이 외에도 카자흐스탄, 러시아, 태국 및 캐나다 등의 환자도 많다고 한다. 진료과목은 성형·피부(55.5%)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이들 환자들이 지출한 의료비용은 얼마나 될까? 지난해 2,477억원으로 전년대비 45% 증가했다. 1인당 기준으로는 평균 324만원이다. 여기서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외국인 환자가 강남을 찾을 때 진료수입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진료차 머무르게 되면 관광, 숙박, 쇼핑, 문화체험 등의 기회도 늘어난다. 이런 것이 연계되면 의료관광이 강남지역의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즉, 의료관광으로 의료분야 뿐만 아니라 관광, 숙박, 쇼핑, 문화 등의 분야에서도 고용창출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사실 같은 돈을 투자해도 이제는 산업구조가 고도화되면서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 분야의 고용창출효과가 훨씬 크다. 예를 들어 10억원 투자 했을 때 산업연관표상 늘어나는 취업유발계수를 보면 대표적인 제조업인 자동차 분야는 9명, 반도체 4명, 철강 5명으로 각각 나타나지만 의료관광 관련 분야인 의료·보건 서비스는 15명, 음식점·숙박 26명, 도소매 21명 등으로 각각 나타나 고용측면에서 보면 서비스업 분야가 경쟁력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이런 점이 의료관광을 강남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워야하는 이유이다.

앞으로 의료관광을 더욱 육성하기 위해 과제도 많다. 지금까지 중국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의료관광을 추진했다면 이제는 중국의 한한령 등 여러 가지 여건 변화에 대응하여 의료관광 지역을 다변화 하면 어떨까. 다행히도 지난해 실적을 보면 태국이 122% 늘어나고 캐나다도 51%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진료 분야도 현재의 성형·피부 분야 중심에서 검진, 한방 분야 등으로 다양화 해 주었으면 좋겠다.

사실 강남은 의료서비스 뿐만 아니라 쇼핑, 관광, 숙박, 문화 인프라도 잘 갖추어져 있어 의료관광 메카로 잘 키운다면 강남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더욱더 기대를 키운다면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노래만큼 세계속에서 글로벌 헬스케어(global healthcare) 도시로서의 ‘강남’도 이름을 휘날렸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