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58만 강남구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복지도시위원회 소속 김광심 의원입니다.

신문고는 조선시대에 백성들의 억울한 일을 해결해주기 위해 설치했던 북으로, 실제 사용에는 여러 제한이 있어 효용이 낮았다는 평가가 있긴 하지만, 왕권이 강력했던 조선시대에 백성들의 목소리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은 이렇게 북을 두드리지 않더라도 불법·부당한 일에 대한 사법상 구제를 받을 수 있고, 행정기관의 불합리한 정책에 대해서도 민원을 제기하거나 대안을 제시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개개인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개개인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인정하는 것이야 말로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핵심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강남구에는 ‘영동대로 및 현대차 GBC 개발, 수서 역세권 개발, 행복주택 건립 문제, 세곡동 교통문제, 노후 아파트 재건축 등’ 구민의 삶의 질과 강남구 미래가치를 결정짓게 될 매우 중요한 현안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와 같은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는 구민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구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함으로써 행정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제고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집행부에서는 이렇듯 중요한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구민의 마음을 살피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지난 달 집행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관내 일부 아파트 단지에 게시되었다고 합니다.

짐작컨대 주민들께서는 집행부 정책의 부당함을 알리고 주민의 의사를 표현하고자 신문고를 두드리는 답답한 심정으로 현수막을 게시하셨을 것입니다.

이에 대해 집행부에서는 해당 현수막이 불법이라는 이유로 철거토록 하였고, 미이행시 과태료 처분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공문을 보내왔다고 합니다.

물론 현행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현수막 등의 게시물은 원칙적으로 허가나 신고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집행부에서는 해당 현수막의 허가 및 신고 유무, 불법성을 따지기 전에, 먼저 왜 이러한 현수막이 게시되었는지 민심을 헤아리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구민들께 신뢰를 주지 못했던 부분은 없었는지, 주민 의견 청취 등 소통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본 뒤 계도 위주로 업무를 처리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만약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불법 현수막 단속에 철저를 기하고자 했다면, 이와 관련하여 일관된 처분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집행부의 정책을 지지하는 내용의 현수막은 아무런 제재 없이 대로변에 버젓이 게시되어 있는 반면, 집행부를 비판하는 현수막에 대해서는 엄격한 법의 칼날을 들이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집행부의 이해관계에 따라 행정의 잣대를 달리한다면 집행부 스스로 불신을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구청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들께서는 그동안의 행정 경험을 통해 아무리 좋은 정책과 사업도 구민의 신뢰와 지지 없이는 이룰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신뢰는 소통과 경청을 바탕으로 형성된다고 생각합니다. 구민의 작은 목소리도 크게 듣는 자세로 행정에 임해주실 것은 재차 당부 드리며, 5분 발언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