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 들어서는 현대자동차 신사옥의 건립으로 인해 발생하는 공공기여금 1조7000억 원을 강남구 개발에만 써야 한다며 강남구가 제기한 소송이 법원에서 각하 판결에 나자 강남구가 즉각 항소의사를 밝혔다.

강남구(구청장 신연희)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 결정(변경) 고시의 무효확인 소송에 대한 7월 1일 선고한 서울행정법원의 각하 판결에 대해 즉시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는 “소송 원고들은 지구단위계획구역내 거주하는 주민들로 구역 지정으로 인한 이익이 그 처분의 근거 법규 또는 관련 법규에 의해 개별적ㆍ직접적ㆍ구체적으로 보호되는 이익, 즉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임이 분명한데도, 각하된 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고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시의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 결정(변경) 과정에서 발생한 재원조달방안·경관계획ㆍ전략환경영향평가 누락, 강남구청장의 도시관리계획 입안권 침해, 지구단위계획으로 결정할 수 없는 ‘운동장’ 포함, 입안도서(도면) 작성기준 위반, 재량권의 일탈·남용 및 잠탈 등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음에도 법원의 이번 각하 판결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구는 “법적으로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임이 분명한데도, 이번 판결은 68만4199명의 강남구민과 이해관계자, 1만5671명의 소송추진단의 민의를 저버리는 처사”라며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를 동반한 행정행위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국현)는 지난 1일 신연희 강남구청장을 비롯해 강남구민 48명이 서울시장을 상대로 소송에서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구역의 효력 유무 또는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청구를 각하했다.

각하란 행정법에서, 국가 기관에 대한 행정상 신청을 반려하는 결정이다.

이번 판결에 대해 강남구의회 여선웅 의원은 “강남구가 소송할 때부터 해당 지역인 삼성1동 주민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해 소송할 필요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오히려 서울시와 강남구가 싸우는데 삼성1동 주민들과 다른 지역 주민들과 싸울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여 의원은 “공공기여금 사용을 놓고 삼성1동 주민들은 왜 삼성1동이 아닌 다른 지역에 사용하느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강남구가 불필요하게 뻔한 상황이 예견되는 사건에 대해 무작정 소송을 하는 것은 안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