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기억될 영화 장인 크쥐시토프 키에슬로브스키 감독의 서거 20주년을 기념해 그의 대표작들을 스크린으로 만나는 ‘크쥐시토프 키에슬로브스키 서거 20주년 기념 특별전’이 6월 15일부터 19일까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열린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세 가지 색> 3부작 전편과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살인에 관한 짧은 필름>,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등이 상영된다.

<세 가지 색> 시리즈는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세 가지 색 ‘블루, 화이트, 레드’를 제목으로 달고 각각 자유, 평등, 박애의 정신을 담은 키에슬로브스키의 연작영화다.

프랑스 혁명 20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키에슬로브스키 감독의 <세 가지 색> 시리즈는 프랑스와 스위스 등 범유럽 자본을 끌어들여 제작했으며, 자유ㆍ평등ㆍ박애라는 단순하면서도 추상적인 개념들을 현대적이고 개인적인 관점에서 해석하고 현실 속에 구현해 낸 작품들이다.

<세 가지 색> 시리즈는 전 세계 지성들과 영화인들의 열화와 같은 찬사를 불러일으키며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칸 영화제 등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하기도 했다.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은 키에슬로브스키가 <십계> 시리즈 이후 처음으로 만든 장편영화이며 이후 <세 가지 색> 3부작에서도 이어질 유럽 공동제작 방식의 시발점이 된 작품이다. ‘도플갱어’인 두 여성의 삶을 신비로우면서도 시적인 감각으로 재현한 이 영화는 외모와 재능, 심지어 건강상의 문제까지 공유하고 있는 이들 두 사람의 평행적인 삶을 추적하는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를 통해 삶의 불가해한 질서를 보여준다.

제44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및 여우주연상, 제17회 LA 비평가협회상 음악상을 수상했다.

<살인에 관한 짧은 필름>은 십계명의 열 가지 주제를 가지고 각각 60분 길이인 10편의 TV영화로 제작한 <십계> 시리즈 중 5부인 ‘살인하지 말라’를 극장용으로 재편집한 작품으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개인에 의해 저질러진 살인과 제도에 의해 합리화된 살인을 대비해 보여주는 <살인에 관한 짧은 필름>은 충격적인 살인장면과 리얼한 교수형 장면 등으로 인해 유럽 각국의 사형제도에 대한 격렬한 논쟁을 유발시켰다. 실제로 폴란드에서는 이 작품의 여파로 5년간 사형이 금지되기도 했다.

<십계> 시리즈 중 6부인 ‘간음하지 말라’를 극장용으로 만든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은 감정을 중시하는 사랑과 감각을 추구하는 사랑에 대한 키에슬로브스키의 관점이 담긴 작품으로 키에슬로브스키는 ‘관음주의’를 소재로, 전통적인 영화에서 구사하는 시각적 쾌락을 만족시키면서 욕망의 이중성과 세계의 불화를 드러낸다. 규모는 작지만 용의주도한 세팅과 소품 활용,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볼 만하다.

한편, 키에슬로브스키의 <세 가지 색: 블루>는 지난 2일 개봉해 절찬리에 상영 중이며, 23일에는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이 개봉 예정이다. 27일에는 키에슬로브스키의 탄생일을 맞아 그의 작품들을 하루에 몰아볼 수 있는 ‘키에슬로브스키 데이’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열린다.

이 밖에도 영화평론가 정성일ㆍ이상용과 신지애 아나운서가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갖고 18일에는 키에슬로프스키 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예술영화와 관련한 DVD, 포스터, OST, 책 등을 나누는 플리마켓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