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나는 존재한다.”라는 유명한 명언을 남긴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는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 몇 세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다”고 말하였습니다.

독서는 지식과 영감의 원천이자 스트레스 완화 및 뇌 기능 활성화, 치매 예방에도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전 연령대에 걸쳐 매우 유익합니다. 따라서 구민의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서는 공공도서관 확충 등 쾌적한 독서 및 여가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본의원은 지난해 11월 세곡지구의 부족한 기반시설에 대해 5분 발언을 하면서 자곡동 632번지 도서관 부지 매입 포기 의사를 재고하고, 구 예산 상황을 감안하여 관계 법령 및 규정을 재검토함으로써 보다 합리적인 정책 방향을 모색해줄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그러나 집행부에서는 예산 문제를 이유로 해당 부지 매입을 포기하였고, 약 1,355평에 이르는 도서관 부지는 경상남도가 기숙사 건립을 위해 주변 시세의 반값도 안 되는 조성 원가 약 88억 원에 LH로 부터 매입하였으며, 지난 5월 3일에는 경상남도 기숙사 건립을 위해 도서관 용도로 지정된 해당 부지의 용도를 변경하는 내용의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이 공고되었습니다.

인구 5만 명이 거주하는 세곡지구는 입주를 시작한 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하철을 비롯하여 제대로 된 교통시설 및 도서관 등 공공시설이 전무한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께서는 당초 도서관 부지로 지정된 자곡동 632번지에 도서관이 건립되면 최소한의 문화 복지가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그동안의 불편함을 참아내셨지만, 집행부에서는 재정 문제를 이유로 경상남도에서 기숙사를 건립하면서 세곡 지역 주민을 위해 1,056m² 규모의 도서관을 설치하기로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참고로 경상남도에서 설치하기로 한 도서관은 약 10,000m² 규모로 짓는 기숙사 건물 중 10%에 불과 합니다. 물론 도서관 같은 공공시설을 구에서 단독으로 건립할 경우 구의 재정적 부담이 상당할 것입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구민의 문화 욕구 충족을 위해 최선의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로 집행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번 자곡동 632번지와 관련된 집행부의 정책적 판단이 과연 주민을 위한 최선의 노력이었는지는 의문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세곡지구에는 신혼부부 및 다자녀가구 특별 분양으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고, 교통시설 미비로 인근 공공시설을 이용하기에는 물리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설령 집행부의 판단처럼 현재로서는 경상남도에서 건립하는 도서관으로 주민들의 문화 수요가 충족된다 하더라도, 도서관 등 문화시설은 앞으로도 계속 확충해 나아갈 필요가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여 적절한 부지 확보에 노력을 기울여 예산 절감 및 행정의 효율성을 도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자곡동 632번지 도서관 부지는 대모산과 연결된 녹지축을 복원하여 친환경 생태 도서관으로 활용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곳입니다. 이런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집행부에서 보다 거시적인 관점으로 행정을 펼쳤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주민들께서 도서관 대신 경상남도 기숙사가 건립되는 것에 대해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고 보입니다.

집행부의 정책적 결정이 아무리 합당하다고 하더라도 주민들의 동의가 전제되어야만 그 정책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라도 가능한 모든 방안을 동원하여 해당 부지 활용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입장을 충분히 행정에 반영하고 대안을 제시하여 강남구의 문화 복지 실현 및 균형 발전에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