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청장 선거에 국민의힘 소속 후보자들이 10명 넘게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후보자들 캠프에 강남구청 출신 전직 공무원들이 합류하고 있어 후보자 못지않게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강남구청 출신 공무원은 주윤중 부구청장을 비롯해 박철수ㆍ신동명ㆍ옥종식 국장, 박희수, 신호진 과장 등이 각 캠프에서 선거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공무원은 김대남 강남구청장 예비후보 캠프에서 본부장을 맡고 있는 주윤중 부구청장이다.

주 부구청장은 22년간 강남구 행정을 담당했던 행정전문가로 신연희 전 구청장 구속시 강남구청장 권한대행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평생 강남구에서 근무했던 공직자로서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자 김대남 예비후보 캠프에 합류하게 됐다”라면서 “행정전문가로 강남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정책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전 강남구의회 의장으로 이번에 출마하는 조성명 예비후보에 선거사무장을 맡은 옥종식 사무장은 “공직을 떠난 후에도 후보자와 계속 교류를 해 왔고 외부에는 조용히 보이지만 나름대로 투명하고 강남구를 발전시키려는 의지가 강해 캠프에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직 공무원의 선거 캠프 합류에 대해 후배 공무원들은 우려와 함께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 공무원은 “선배 공무원들이 행정 경험을 살려 강남구 발전을 위해 기여하겠다는 뜻은 좋으나 사실 보기좋지 않다”라면서 “민주당 구청장 밑에서 승진을 해 퇴직한 국장들이 그와 반대되는 국민의힘 후보를 돕는 것이 도의적으로 맞는지 모르겠다”면서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켰던 공무원이 퇴직해서 정치판에 뛰어드는 것이 후배들한테 좋은 모습은 아니다”라면서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 직접 후보로 나서는 선배 공무원들도 있어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전직 공무원들의 선거 캠프 합류에 대해 현 구청장도 우려를 표하면서 직원들에게 정치적 중립을 당부하기도 했다.

정순균 구청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구청 출신 공무원이 선거 캠프에 가 있으니 구청 자료를 제공하는 등의 선거 개입은 하지 말고 정치적 중립을 지킬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으로 공천을 신청한 전직 공무원은 5명으로 시의원의 경우 주영길 전 서울시의원과 이동호 국장이 공천을 신청했으며 구의원은 한용대 현 강남구의회 의장을 비롯해 이광우ㆍ강현섭 국장이 공천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