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보트는 바른미래당에

23년만에 첫 민주당 강남구청장에 이어 강남구의회에서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 의장이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남구의회는 오는 10일 제8대 전반기 의장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를 실시한다. 현재 의장 출마 의사를 밝혔거나 의장으로 거론되는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관수 의원(3선)과 김영권 의원(초선), 자유한국당에서는 이재진 의원(3선)과 한용대 의원(재선)이다. 이 4명이 각축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제8대 의회에서 처음으로 제1당을 차지해 이번에 첫 의장을 배출하기 위해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당초 출마의사를 밝혔던 문백한 의원(재선)은 출마를 포기했다.

문 의원은 “23년만에 처음으로 민주당 구청장이 탄생했는데 구의회 의장도 민주당에서 나와야 구청장과 함께 강남을 변화시키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당내 표가 분산되는 것보다는 화합을 통한 첫 민주당 의장 선출이 중요해 의장 출마를 접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최다선 의원인 이관수 의원이 초선의 김영권 의원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어 민주당 의장 후보로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자유한국당은 후보간 단일화가 우선돼야 1석이 많은 민주당과 경쟁을 할 수 있는 처지에 놓여있다.

이재진 의원과 한용대 의원은 제7대 의회에서는 같은 지역구였지만 이번에 선거구가 조정되면서 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여기에 두 의원은 이종구ㆍ이은재 의원의 측근으로 보이지 않는 대리전 양상이 띠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당내에서는 두 의원의 단일화가 우선 성사돼야 한다는 분위기다. 한 후보로 단일화가 되면 한국당 10석과 다른당 표가 합쳐져 의장에 당선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구청장도 민주당에 빼앗겼는데 의장까지 빼앗기면 구청장을 견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꼭 한국당에서 의장이 나와야 한다”라면서 “이재진ㆍ한용대 의원의 단일화는 어느 한 쪽이 통 크게 양보해야지만 가능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의장 자리를 놓고 민주당과 한국당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2명의 바른미래당 의원이 누구를 지지할지가 이번 의장 선거에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제8대 강남구의회 의석 분포를 보면 23석 가운데 민주당 11석, 한국당 10석, 바른미래당 2석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과반을 넘지 못해 과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바른미래당 의원의 표가 꼭 필요하다.

과연 ‘보수의 심장’ 강남에서 처음으로 민주당 구청장과 의장이 동시에 나오는 일이 벌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