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비교적 석면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이 장기간 노출되었을 때 생기는 피해에 대해서는 다소 무관심한 것 같습니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1급 발암물질로, 조금만 노출되어도 악성중피종암, 폐암과 같이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2009년부터 석면이 0.1% 이상 함유된 제품의 사용과 유통이 금지되었고, 2012. 4. 29.에는 「석면안전관리법」이 시행되어 일정규모 이상의 건축물에 대한 석면조사가 의무화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교육부의 학교 건물 석면사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유치원과 초ㆍ중ㆍ고등학교 건물 10곳 중 7곳에 석면 자재가 사용된 것으로 조사되어, 우리 학생들이 석면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석면질환은 10년 이상의 잠복기를 거치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석면에 노출될 경우 빠르면 20~30대에도 그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본인과 가족은 물론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석면으로 인한 피해는 개인이 피하고 싶어도 언제 어디서 얼마만큼 노출된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개인적인 노력만으로는 예방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국가나 지자체에 의한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물론 시간이나 비용 등의 현실적인 문제로 모든 석면 건축물에 대하여 즉각적인 조치가 이루어질 순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성장기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시설만큼은 예방 중심의 철저한 관리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집행부에서는 이미 발생한 석면피해에 대해 사후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사전적·적극적인 석면 관리 방안을 검토하시고, 서울시교육청과 강남교육지원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하여 관내 학교 및 유치원이 석면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예산 지원 방안을 고려하기 바랍니다.

아울러 「석면안전관리법」상 석면의무조사 대상이 아닌 소규모 학원 및 어린이집에 대해서도 구 차원의 관리 방안 마련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법에 따르면 430제곱미터 미만의 어린이집과 1,000제곱미터 미만의 학원은 석면의무조사 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교육도시 강남구에는 2,000개가 넘는 학원이 밀집되어 있고, 대부분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어 자칫 우리 학생들이 석면 사각지대에 놓일 위험이 있습니다.

학교와 학원은 아이들이 너무나 많은 시간을 보내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어린아이들이 안전하게 공부하고 뛰어놀 수 있도록 행정의 우선순위를 두고 적극적으로 개선해야할 중요한 사항입니다.

집행부에서는 석면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소규모 학원과 어린이집에 대한 석면 실태 조사 및 석면 제거 지원 방안 등을 적극 고려하시고, 소규모 학원 및 어린이집도 석면의무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 법 개정을 지속적으로 건의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