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캄보디아 봉사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타자 과연 내가 이번에도 제대로 봉사활동을 할 수 있을까? 처음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 또 한번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을 갖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씨엠립공항에 내리니 두 번째 방문인 만큼 낯설지 않는 캄보디아의 환경과 모습들이 더욱더 눈에 들어왔고 지난 봉사활동 때에 느꼈던 많은 감정들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이번 봉사활동에서는 한마을의 보건소에 갔다. 가서 한의사 선생님과 함께 의료봉사를 하게 되었는데 우리가 도착했을 땐 마을사람분이 벌써 보건소 한쪽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난 의료봉사가 엄청 큰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봉사활동을 하면서 더욱더 느꼈다.

내가 맡은 역할은 아이들 키, 몸무게를 재어주고 어르신들께 혈압을 측정해 주는 일이었는데 계속 서 있는 일이라 힘들긴 했지만 아이들의 웃는 표정과 몇몇 아이들의 우는 모습을 보니 절로 힘이 났다.

정말 아이들의 눈망울이 우는 아이든 안 우는 아이든 너무 눈망울이 초롱초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어르신들도 혈당 측정하는 것이 자주 있는 일이 아니라 놀라셨을 탠데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시면서 잘해주셨다.

보건소의 옆방에서는 사진작가님 두 분이 보건소에 오신 분들께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는데 사진을 찍어 아이들 어르신들 우리또래 아이들에게 주면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다 환한 얼굴로 사진을 보며 방에서 나오는걸 보니 내가 이런 곳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는 게 너무너무 행복했다.

여기에 사진작가님은 점심시간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일을 하시면서 엄청 힘드실텐데도 한 번도 얼굴에서 미소가 끊이지 않고 늘 웃으며 아이들을 웃기고 어르신들에게 웃음을 주며 정말정말 예쁜 사진을 찍으시려는 모습이 정말 대단했다.

또한 한의사님이 침을 놓고, 약을 만들고, 소독을 해주고 정말 쉴 틈도 없는 이 상황이 너무 멋졌다. 약을 만드는 방에선 정말 앉아서 쉬지 않고 처방전대로 약을 맞추고 정리하고 하는 모습이 정말 대단했고 진찰실에서는 침을 놓아주시고 환자분과 웃으시며 이야기하는 모습이, 중앙에선 접수를 받고 여러 검사를 하고 어떤 병이 있는지 웃으며 물어보고 확인하는 모든 것이 한순간 너무 멋지게 보였다.

진찰을 받기 위해 트랙터를 타고 옆마을 사람들이 와서 놀랐지만 한편으론 또 손님이 많아져 더 흥이 났다. 그 다음날도 손님들이 대기하고 계셨고 어제처럼 열심히 보건소는 운영되었다. 소독방에서는 상처있는 어린이들이 소독을 받았는데 많이 따끔거렸을 텐데도 아무일 없는 듯이 잘 받아줬다. 우리 아이들이었으면 울고불고 난리가 났을텐데... 정말 대단하다. 많은 감동을 받았다.

▲ 캄보디아 의료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는 강세훈 학생(오른쪽)이 현지 주민들의 혈압을 측정해 주고 있다.

다음날 초등학교에서 봉사활동에서는 이빨닦이와 손 씻기를 아이들에게 교육했고 칫솔과 치약을 나눠줬는데 아이들이 너무 다들 좋아하는 것을 보고 너무 보람차고 기분이 좋았다.

또 학교에서 바자회를 했는데 아이들이 다 교실에서 물건을 가지고 환하게 웃으며 나오는걸 보니 또 한번 기분이 정말 좋았다.

우리가 이렇게 봉사활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앙코르대학교의 한국어과 학생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분들이 없었다면 보건소에서 진찰도, 학교에서 교육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한국어를 뉴스나 책을 통해 배웠다는데 한국어를 다들 너무 잘하셔서 엄청 놀랐다.

이들과 헤어질 때 너무 아쉬워 정말 다음에 캄보디아에 오게 된다면 꼭 한번 보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고 지금도 만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이번에도 한번 앙코르대학교를 방문해 산부인과에서 쓰는 진료기구를 전달하고 산부인과를 구경했고 톤레삽호수에 가는 길에 인사하는 아이들에게 라면과자를 던져 주었는데 이들은 과자를 받기 위해 우리에게 인사한 것이었다. 결국 과자를 받지 못한 아이들은 우리가 지나가자마자 표정이 싹 바뀌며 다시 자기할일을 하러 가는 모습에 정말 소름이 돋았다. 정말 이런 것이 안타깝고 슬펐다. 앞으로는 과자를 받기위해 인사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번 의료봉사에서의 안타까운 점은 처음에 갔었던 고아원인데 아직도 그 아이들의 눈망울과 춤들을 잊을 수가 없다. 다음에 또 다시 가게 된다면 앙코르와트 학생들과 함께 그 고아원에 가서 이번처럼 위생교육이나 어떤 재미있는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