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과 6월 진행된 해외공무연수에 개인사정으로 참가하지 못한 한 의원이 남은 예산으로 혼자 해외공무연수 계획을 세웠다가 취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강남구의회 의원들은 각 상임위원회별로 일본·호주로 해외공무연수를 다녀왔다.

강남구의회는 지난 13일 의회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올린 ‘공무 국외연수 계획서’를 통해 A의원이 오는 9월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일본으로 ▲선진 평생교육프로그램 운영현황 파악 ▲하수처리시설 견학 및 운영현황 파악 ▲장애인 등 복지기관 관리운영 시스템 탐방 ▲문화관광 산업 및 지역경제 활성화 사례 비교시찰 등 연수목적으로 해외연수를 떠난다고 밝혔다. 이 해외연수에는 206만 원의 강남구의회 예산이 소요된다.

하지만 하루만인 14일 이 같은 ‘공무 국외연수 계획서’를 삭제하고 A의원의 해외공무연수는 취소됐다.

강남구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A의원이 지난번 위원회 해외공무연수에 참석하지 않아 이번에 개인적으로 해외공무연수 일정을 잡아 심사를 통해 추진하려했지만 출국일정이나 시간이 맞지 않아 이런 것들을 철회하고 A의원 자비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의원은 “그 당시 위원회 해외연수를 가지 않아 이번에 혼자 해외연수를 떠나려고 했다”면서 “그러나 해외공무연수 심사 날짜와 약속을 잡아 놓은 일본 구의원과 일정이 맞지 않아 그럴바에는 개인 비용으로 다녀오려고 이번에 일정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체로 보는 것보다 개별적으로 보고 싶은 시설을 둘러보는 것이 낫지 않나, 능력이 안 돼 못가는 것이지 능력이 된다면 혼자 가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본다”며 “다음달에 다시 일정을 잡아 개인 비용으로 일본 국회 해외연수를 다녀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A의원의 개별 해외연수계획 추진을 바라보는 동료의원들과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한 의원은 “개인 사정으로 인해 위원회 해외연수에 떠나지 못해 추후에 연수를 떠날 수 있게 되면 앞으로 누가 위원회와 같이 가겠나 혼자 가거나 마음이 맞는 의원끼리 가지 않겠냐”며 “이번에 혼자 해외연수를 떠나겠다는 계획을 추진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한 주민은 “주민이 낸 세금으로 가는 해외 공무연수에 동참하지 못해 남은 예산으로 혼자만 다녀오겠다니, 이건 자기 것을 챙기겠다는 속셈 아니냐”며 “혼자 떠나는 해외연수를 계획하고 추진했다는 것 자체가 구의원의 자질을 의심하게 된다”고 비난했다.

이번에 취소된 해외공무연수 관련 예산은 올 12월까지 사용되지 않을 경우 불용처리된다.

한편 A의원은 지난 8월 서울시의회 의원 대표단(9인)과 함께 몽골 울란바타르시의회 초청으로 몽골을 방문했다. 그 당시 강남구의회 대표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가는 것에 강남구의회 예산(항공요금 93만원)이 지원돼 동료 의원들로부터 불만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