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알찬 영화들의 잇단 개봉으로 4월 극장가가 더욱 풍성해지고 있다. 반려동물인구천만시대, 버려지고 상처받은 동물들과 그들을 치유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생명에 대한 책임의 메시지를 전하는 감동 다큐 드라마 <개에게 처음 이름을 지어준 날>부터 전쟁 드라마 <랜드 오브 마인>, 감성 스릴러 <분노>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개봉 이후 수많은 펫팸들의 뜨거운 응원과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 <개에게 처음 이름을 지어준 날>은 반려견 ‘나츠’를 병으로 잃은 뒤, 반려동물을 위해 뭐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유기 동물 보호센터를 찾은 방송국 PD ‘카나미’(고바야시 사토미)가 그 곳에서 길 위에 버려진 동물들이 겪게 되는 차가운 현실과 그들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감명받아 그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제작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영화 <개에게 처음 이름을 지어준 날>은 유기동물들이 처한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상처받은 동물들을 치유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책임의식과 생명의 존엄성, 사람과 동물의 행복한 공존의 가치를 되새겨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덴마크 서해안 해변에 매설된 지뢰를 맨손으로 해체해야만 했던 독일 포로 소년병들의 이야기를 다룬 <랜드 오브 마인>은 현대사의 안타까운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전쟁 드라마 영화다. 특히 이제껏 영화 속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독일군을 피해자로 묘사한 영화라는 점에서 전쟁에 대한 새로운 성찰의 계기를 제공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르며 전 세계 언론과 평단의 극찬이 쏟아진 <랜드 오브 마인>은 8명의 소년병들이 교차된 인상 깊은 비주얼과 함께 ‘나치의 잔해를 처리하는 건 어린 소년들의 ‘맨손’이었다’라는 카피로 ‘인간’과 ‘전쟁’의 의미에 대해 되돌아보게 할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분노>는 의문의 살인사건이 일어난 지 1년 후, 사랑하는 사람이 범인이 아닐까 의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감성 스릴러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요시다 슈이치 원작의 탄탄한 이야기, 이상일 감독의 힘 있는 연출력과 와타나베 켄, 츠마부키 사토시, 미야자키 아오이, 마츠야마 켄이치, 아야노 고, 모리야마 미라이, 히로세 스즈 등 일본의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분노>는 국내외 블록버스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스크린과 상영 횟수,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관객 수 2만명을 돌파해 언론과 평단, 영화인, 관객들의 호평이 만들어낸 입소문의 힘을 증명하고 있다.

이처럼 작지만 다양한 주제로 힘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들이 극장가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