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자원봉사회에서는 작년부터 고봉중ㆍ고등학교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햄버거를 선물하는 봉사를 계속해오고 있다.

고봉중ㆍ고등학교는 예전에 소년원으로 불리던, 사회에서 잘못을 저지른 학생들의 교화를 위한 시설이다. 불량 학생들이 모여 있을 것이라는 두려움과 걱정을 품고 이 곳을 찾은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깊은 감동과 따뜻한 희망을 안고 되돌아가곤 한다.

순간의 실수나 가혹한 환경으로 잘못을 저질렀지만 실상은 순진하고, 어리고, 사랑과 인정에 굶주린, 미래를 걱정하는 우리의 평범하고 사랑스러운 아들들이기 때문이다.

작년 고봉중ㆍ고등학교를 찾았을 때, 향긋한 커피를 추출해 준 한 학생이 들려준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 학생은 법무부에서 주관한 29초 영화제에서 법무부장관상을 받은 학생인데, 대회의 주제가 ‘법은 나에게 ○○○이다’였다고 한다.

그 학생은 ‘법은 나에게 그.림.자.이다’라는 제목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했다. 법은 아무리 도망가려해도 늘 자신을 쫓아다니며 발목을 잡는 그림자였고, 그래서 그 그림자를 피하려고 어두운 곳으로만 도망 다녔는데 학교에서 한 선생님이 그 학생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네가 있고 빛이 있기 때문에 그림자도 있는 거라고. 그 말의 깊은 뜻은 그 학생의 마음에 가서 닿았고, 그 학생은 그 다음부터 그림자는 발목을 잡는 괴로운 존재가 아니라 자신을 비추는 일부라고 생각하기로 했다고 한다. 학생도, 선생님도 모두 철학자이고 예술가이지 않은가?

우리의 작은 정성과 마음은 이 아이들에게 사회와 이어지게 하는 행복한 다리가 된다. 나는 감히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어둠을 빛으로 만드는 아름다운 마술에 동참해주시길 부탁드리고 싶다.

아이들을 직접 만나 따뜻한 눈빛과 손짓으로 아이들의 마음에 사랑과 희망을 심어주어도 좋고, 아이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게 작은 후원금으로 큰 힘을 만들어주어도 좋겠다.

언젠가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이구동성으로 모두들 햄버거가 가장 먹고 싶다고 하였다 해서 햄버거를 선물하고 있고, 경제상황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친구들이 많아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어떤 방법이든 이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출발을 응원해주고 새로운 희망으로 발돋움하는 씨앗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