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생태계란 벤처기업, 벤처투자 및 회수시장(주식 및 M&A시장) 등의 내부적 요소와 이를 둘러싼 지원제도·정책, 입지 등의 환경요소가 상호작용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벤처생태계가 잘 조성되어 있을수록 벤처기업의 창업과 성장에 유리하고 벤처투자와 자금회수가 활발해지면서 경기진작에 크게 도움을 준다.

우리나라의 벤처생태계는 2000년대초 벤처버블 붕괴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2004년 이후 정부의 각종 벤처기업 활성화 정책 추진에 힘입어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였다. 최근에도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국내 벤처생태계를 실리콘밸리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여러 정책들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 벤처기업 수는 2000년대 중반이후 꾸준히 증가하기 시작하여 2010년에는 2만여개, 2015년에는 3만개를 넘어섰다. 연매출액이 1천억원을 넘어 벤처업계 리더그룹이라 할 수 있는 기업들이 글로벌 경기침체와 내수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이들 벤처천억원 기업의 수는 2015년 474개로 2005년의 6배 수준까지 늘어났으며, 2015년 매출액은 101조원으로 2005년의 7배에 이르고 있다. 이들 벤처기업의 성장성이나 수익성은 일반기업들에 비해 훨씬 높고, 특히 국내 기업들의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이들 벤처천억원 기업의 수출은 오히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벤처캐피탈 시장도 양적ㆍ질적 측면에서 발전하였다. 2015년도 벤처펀드 규모는 2조6천억원으로 2007년 1조원, 2010년 1조6천원에서 꾸준히 증가하여 왔으며, 벤처캐피탈 투자도 2005년 6천억원 수준에서 2010년에는 1조원, 2015년에는 2조원까지 늘어났다. 또한 코스닥ㆍ코넥스 상장 벤처기업도 많아지고 벤처캐피탈의 투자역량이 강화되었으며 일부 벤처캐피탈은 해외투자도 활발히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벤처생태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은데 이를 해결하고 우리경제가 혁신지향적인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첫째는 벤처자금 활성화이다. 벤처기업의 경우 기술개발에서 사업성공까지 위험과 불확실성이 커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 그동안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위한 많은 정책이 실시되었으나 여전히 벤처업계에서는 자금부문에서의 경영애로를 가장 심각한 문제로 손꼽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적자금과 민간부문의 공동펀드를 확대 조성하여 창업ㆍ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인수합병 활성화를 통해 투자자금이 회수되고 재투자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벤처기업 기술의 잠재적 가치를 평가하는 기술평가를 강화하여 금융기관 등의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

둘째는 창업보육센터(BI)의 활성화이다. 소규모 창업초기 기업을 경영하기 위해서는 자금이외에도 마케팅, 생산, 구매, 인력, 법률, 회계 등 일반기업의 경영요소들이 필요한데 대부분의 창업자에게는 기술개발에 강점이 있지만 나머지 부분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기업의 부족한 점을 지원하는 것이 창업보육센터의 역할이다.

셋째는 벤처기업의 R&D 역량 강화이다. 벤처기업이 경쟁력을 잃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기술을 축적하고 R&D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벤처기업들에 실제 도움이 될 수 있는 산학협력, 연구개발지원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강남지역의 경우 테헤란밸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벤처밸리로서 벤처를 창업ㆍ육성하는데 필요한 체제가 잘 갖춰져 있다. 최근 들어서는 모바일 콘텐츠 관련 벤처기업들이 생겨나고 창업보육센터가 다수 설립되는 등 새로운 활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벤처생태계 환경을 잘 조성하여 지금은 소규모 스타트업에 불과하지만 꾸준한 기술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여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많은 벤처기업들이 생겨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