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선진국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고령화 수준은 전체인구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7%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이상은 고령사회 그리고 20%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구분된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사회에 진입하였으며 현재 추세라면 2017년에 고령사회가 되고 2026년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은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에 이르기까지 평균 70년 이상이 걸렸으나 우리나라는 불과 한 세대 만에 초고령사회가 되는 셈이다.

이러한 인구고령화는 과거 인구조절정책, 저출산의 확산 등으로 인한 인구증가율 둔화,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령연령 진입, 평균수명 연장 등에 주로 기인한다. 그러나 이외에도 여성의 교육수준 향상, 핵가족화, 결혼관과 자녀관 변화 등 그동안 우리사회에서 진행되어온 사회적 구조나 개인의 가치관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저출산ㆍ인구고령화 등으로 인구구조변화는 경제성장, 소비ㆍ산업, 금융 등 경제전반에 걸쳐 다양한 경로를 통해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도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이 감소하면서 경제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감소하다 보면 공급 측면에서는 노동공급의 감소로 생산능력이 떨어지고 수요 측면에서도 소득 및 소비의 감소로 내수 기반이 취약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1966년(54%)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였으나 2013년 정점(73%) 이후로 감소하였다. 이를 두고 우리사회가 과거 풍부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급성장하였던 ‘인구보너스(demographic bonus)’시대에서 이제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어 경제에 부담을 주는 ‘인구오너스(demographic onus)’시대로 들어섰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인구고령화는 소비ㆍ산업생산 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 의약품, 의료기기, 요양, 의료·보건서비스 등 고령층이 선호하는 상품·서비스에 대한 지출이 증가하고 이러한 소비구조 변화는 실버산업 성장 등 산업생산구조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고령화는 금융시스템에도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위험기피성향이 높아져 금융자산중 안전자산 보유비중이 높아지고 연금·보험 등 예비적 동기에 의한 자산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그리고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고령화와 함께 베이비부머 세대 등이 은퇴이후 금융부채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은 부동산 시장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인구고령화는 사회보장시스템에도 영향을 준다.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고령화가 급진전될 경우 연금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저소득 취약노인계층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공적연금, 공적의료, 노인복지 및 요양제도 등 노인관련 지출 증가로 재정 부담이 늘어나고 이는 다시 청장년층의 부양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인구구조의 변화는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이루어지지만 경제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경제둔화에 대비하여 가용 노동력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여성인력과 청년층의 노동시장 참여를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여성 고용률은 55%로 미국(63%), 일본(64%) 등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청년 고용률 역시 41%로 OECD평균(51%)에 못 미친다. 또한 새로 태어난 세대가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상당시간이 걸리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출산율 제고를 위한 노력도 기울여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고령화로 인해 우리경제가 활력을 잃지 않도록 경제전반의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확충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적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개인들도 노후를 대비한 연금과 저축, 은퇴 후의 재취업이나 창업 등 노후를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