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도시시설 및 재난안전 비교를 목표로 우리 위원회는 금년 초 미국 LA 다운타운에 신축중인 윌셔그랜드 호텔 대역사현장을 방문했다.

발주처 한진그룹의 초청 덕으로 미 서부지역 전역에서도 제일 높은 최첨단 건축물의 특수 구조 내․외부를 모두 볼 수 있었다.

73층(6만평) 규모로 최고급 호텔이 태동하고 있는 공사장은 외형상 엄청난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특히 초고층 건물 옥상에는 선명한 LED전광판 태극마크가 아름답게 디자인되어 있어 완공될 경우 해당기업과 국가 위상에도 크게 빛나는 대작품이 될 것이 분명했다.

해외에서 그 지역 최고층의 건축물을 짓다보면 숱한 난관이 있을 것으로 우려됐지만 본 사업은 현 공정(70%)까지 LA시의 전폭적인 행정지원 속에 원활하게 진척되고 있었다.

25년간 숙박세금 면세, LED 조명 특별허용, 옥상헬리포트 완화, 도로에 어스앙카 허용 등 최상으로 지원해주는 의도가 과연 무엇인가. 수천 자국민의 고용창출, 수백억씩의 세수 증대, 구도심 활성화의 기여도는 실로 엄청난 것이었고, 기업차원을 넘어 국가이익 상호간에도 윈윈효과가 매우 크다는 것이 주요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도시 및 건축을 전공한 본인은 환태평양 지진대의 영향과 태풍 등 자연재해가 많은 LA지역에 초고층 건물이 과연 안전하게 견딜 수 있느냐가 솔직히 매우 큰 관심거리였다.

미국 서부 도시들 전역에 분포된 대다수 건물들이 낮은 층으로 구성된 것 역시 이런 재난안전에 대한 대응책일 것이다. 곧이어 본 사업 총괄 P.M사로부터 상세한 구조설계개요를 설명 듣고 내 궁금증은 대부분 해소될 수 있었다.

1700년 주기 내풍과 480년 빈도의 중대규모 지진에도 완벽하다지만 과연 그럴까? 의심과 이해가 교차하는 가운데 구조설계를 더 상세히 살펴본 결과 ▲지하 암석 기반위에 6m두께의 초강도 기초 매트판과 상부 구조체 연결 ▲견고한 하부구조 중심부에 초고층 골조형식인 고강도 core form 형성 ▲ 중심 core와 외벽 연계는 특수철골 outrigger 부재와 belt truss로 고정 ▲상하 좌우외력을 대비한 버팀대 및 가새 역할인 BRB부재를 본체 상․중․하층에 170개소씩 배분, 설치하여 상호 묶음 틀 구성까지 이 정도 구조라면 어떤 규모의 지진이나 태풍에도 거뜬히 견딜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일단 안심 되었다.

또한, 눈부신 시공기술 개발로 외국 도처에서 수많은 초고층, 최첨단 건축물을 건설하고 있지만 사용되는 인력 및 기술과 각종 자재들을 거의 해당 지역 국가에만 대부분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 미국 LA 다운타운에 신축중인 윌셔그랜드 호텔

도급이든 출자방식이든 고용, 기술, 자재, 세금을 그 나라에 다 주고 나면 완공해도 결국 큰 리스크 부담과 자금만 투자하는 결과로 기업과 자국 경제에는 도움이 안 되니 애석할 뿐이다.

그러나 본 윌셔그랜드 현장은 자금과 기술은 한진그룹과 국내 P.M 인력이고 건설자재 또한 포스코, 현대제철, 삼성테크원등 국산이 사용되고 있어 다행스럽다.

현존하는 건물 중 세계에서 제일 높은 163층 중동의 버즈두바이는 삼성건설이, 경사구조의 옥상 대수영장 등 불가대작인 싱가폴 마리나베이샌즈는 쌍용건설이, 잠실벌에서는 123층의 초고층 마천루를 롯데건설이 짓고 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수많은 해외시장에서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글로벌 수주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으며, 특히 초고층 시공기술은 그간 실적만 봐도 명실 공히 글로벌시장에서 크게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건설 인프라를 최대한 살려 특수 건축물을 비롯한 도로 등 각종 건설 분야에 해외 수주를 계속한다면 지금처럼 어려운 국가경제 성장에도 큰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