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상반기중 위조지폐 발견현황’을 보면, 금년 상반기중 전국에서 발견된 위폐(僞幣)는 2,715장이며 전년의 같은 기간(1,305장)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이는 전주시의 한 금은방에서 5만원권 위폐가 대량 발견(2,012장)된 데 주로 기인한다.

이 같은 위폐통계는 한국은행의 정사(整査, 지폐정밀검사) 과정에서 발견되었거나 금융기관 또는 일반인이 발견해 신고한 수치를 집계한 것이다. 통계로 볼 때 위폐가 유통되는 과정에서 그 폐해가 결코 작지 않다고 여겨진다.

위폐제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다. 첫째, 원가에 비해 얻는 이익이 훨씬 크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처벌을 피할 수만 있다면 유혹을 떨쳐 버리기가 쉽지 않다. 둘째, 컬러프린터와 첨단 스캐너 등 관련기기의 보급이 늘어나고 성능이 향상된다.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조폐기술 뿐만 아니라 위조기술도 발전하게 된다. 셋째,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특정분야에 광적(狂的)으로 빠져든 사람들이 액면가에 비해 원가가 훨씬 많이 들어간 위폐를 제조하기도 한다.

위폐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환경에서 주로 사용된다. 첫째, 거액의 현금이 오갈 때 돈다발 속에 섞여 유통된다. 금액이 많으면 시간제약 등 제반여건상 받는 사람이 이를 모두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심야택시나 재래시장 등 어두운 곳에서 유통된다. 위폐방지장치 가운데 시각적 요소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셋째, 식별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나 성능이 떨어지는 기기를 대상으로 유통된다. 발견과 신고가 지연되기 때문이다.

위폐유통은 국민 전체에 부담

이러한 위폐는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는 위폐범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동시에, 국민 전체에 부담이 전가된다. 또한 우리사회에 혼란을 가져오고 화폐에 위조방지요소 추가 등 비용을 증가시킨다. 특히 위폐유통이 증가한다면 상거래 과정에서 일일이 위폐여부를 확인해야만 하는 심각한 상황이 초래되고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빚어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관련기관 뿐 아니라 온 국민이 지혜를 모아 합리적이며 실행 가능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위폐 없는 세상을 기대하며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법에 의한 처벌이 능사는 아니지만 위폐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위폐범에 대한 형량을 높이고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수사 인력과 장비 등을 보강하여야 하겠다. 위폐 제조 및 유통의 동기가 복잡해지고 수법이 고도화하는 만큼 수사기법을 더욱 과학화해야 함은 물론 범죄학, 심리학, 사회학 등의 도움을 받아 수사기법의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둘째, 첨단 위조방지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방안도 마련하여야 한다. 위폐정보교환 등을 위하여 운영되는 ‘위폐방지위원회’ 등 화폐관련기관 협의체를 더욱 활성화하는 한편, 국내외 과학기술연구기관(KAIST, ETRI 등)과의 협력체제와 ‘인터폴 주관 세계위조방지회의’ 등 국제적인 공조도 강화해야 한다. 이 모든 사업추진은 인력과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하므로 이에 대한 각별한 배려가 있어야 하겠다.

한국은행은 수사 및 재판이 종료된 후 위폐를 집중관리하고 위조화폐관리시스템으로 통계 현황을 관리하는 한편, 위폐범 검거에 공적이 있는 경찰서나 신고인에 대해 주기적으로 포상을 실시하고 있다.

시민들은 위조지폐 확인법을 숙지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구체적 방법은 한국은행과 한국조폐공사 홈페이지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 시민들은 위조지폐를 발견했을 때 경찰서에 신속하게 신고하는 것이 좋겠다. 아울러 지폐를 위조하면 ‘형법 제207조’의 적용을 받아 처벌을 받을 수도 있으며, 위폐는 진폐(眞幣)가 아니기 때문에 교환할 수 없다는 점도 알려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