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용하는 지폐에는 각종 위조방지요소가 있는데 공개요소와 비공개요소가 있다. 한국은행 홈페이지에는 16개 공개요소가 간단명료하게 공개되어 있다. 공개된 5만원권 위조방지장치를 별다른 도구 없이도 사람의 감각을 활용하여 손쉽게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시각(視覺)으로 느끼는 방법이다. 보는 각도에 따라 태극 등 다양한 무늬가 나타나면서 색상이 바뀌는 띠형 홀로그램, 청회색의 특수 필름띠로 제작된 입체형부분노출은선, 오른쪽으로 갈수록 글자의 크기가 커지는 가로확대형기번호, 그리고 숨은그림, 색변환잉크 등을 육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폐를 기울여보거나 햇빛에 비추어 보는 등의 방법으로 자세하게 보면 대부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오랫동안 보아온 경험으로 미세한 색상의 변화를 읽어 낼 수도 있다. 색채감각으로 인식하는 경우 탈색이나 변색 등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위폐(僞幣)의 특징은 일반적으로 색상이 선명하지 않고 흐리게 보이며, 물에 묻을 경우 색이 번지거나 얼룩이 진다.

둘째, 촉각(觸覺)으로 느끼는 방법이다. 지폐의 특정부분을 볼록인쇄 방식으로 인쇄하는데 ‘오만원’, ‘한국은행’, ‘한국은행 총재’ 등 특정글자와 50000 등 숫자 그리고 한국은행 총재인장이나 시각장애인을 위한 액면식별지원촉각장치, 앞면의 신사임당 초상, 뒷면의 월매도 등을 손으로 만져보면 오돌토돌하게 도드라진 부분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표면이 매끄럽거나 탄력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느껴진다면 위폐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

셋째, 청각(聽覺)으로 느끼는 방법이 있다. 지폐는 솜으로 만든 원지에 일정한 도안을 인쇄한 후 변형되지 않도록 적정한 환경에서 숙성과정을 거친다. 또한 내구성 향상을 위해 표면처리를 하므로 펄프 등 다른 성분의 용지에 비해 탄력성이 있어서 손가락으로 튕겨 보면 청아한 소리가 난다. 지폐를 손가락으로 튕겼을 때 탁한 소리가 나는 경우에는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넷째, 드문 경우지만 후각(嗅覺)이나 미각(味覺)으로 느끼는 방법도 있다. 돈을 인쇄하는데 여러 가지 성분이 배합된 잉크가 사용되므로 감각이 예민한 사람은 잉크에 포함된 화학물질 구성 분자의 고유한 냄새나 맛을 느낄 수도 있겠다.

위에서 열거한 사례는 일반인이 감식기 등 정밀한 도구 없이 오로지 신체적 감각으로 판별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것이며, 먼저 시각과 촉각으로 인식하는 과정을 거쳐, 좀 더 발전하면 청각, 후각, 미각 순으로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후각이나 미각으로 감별할 때 잉크 성분 등 미량의 유해물질이 체내로 흡수될 수 있고 체내에 들어온 성분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는 점이 염려된다. 또한 오류 가능성도 있을 수 있으므로 후각이나 미각으로 감별(鑑別)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방법이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공개된 위조방지장치에는 일반인 외에도 금융기관 직원 등 전문취급자를 위한 별도의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간단한 도구로 확인이 가능한 형광잉크, 형광색사, 필터형 잠상, 미세문자 등도 있으므로 위폐로 의심된다면 취급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가까운 지역에 소재한 한국은행 등에 확인을 의뢰해 보는 방법도 있다.

다만, 아주 정교하게 위조돼 통상적으로 감별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일정한 절차를 거쳐 고가의 장비와 경험이 축적된 인력을 갖춘 기관에 의뢰해서 감식(鑑識)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원화는 한국조폐공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외화는 KEB하나은행 등에 위폐감식업무를 수행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독자들은 위폐로 인한 피해가 없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