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아파트 시장은 공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과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이 균형을 이루면서 전체적으로 완만한 약보합세가 예상된다. 서울은 수급 불균형, 저금리 기조, 그리고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 등의 영향으로 집값 강보합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따른 공급 위축 전망이 힘을 받으면서 준공 5년 이내 새 아파트의 선호가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2020년 풀리는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을 비롯한 시중 풍부한 유동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인식된 서울 아파트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상승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시장은 2020년 국지적인 상승이 나타날 전망이다. 수도권 전세시장은 부동산 규제, 3기 신도시 아파트 청약을 기다리는 전세 대기 수요 증가, 공급 감소 등의 영향으로 2020년에도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 분양을 기다리는 수요로 인해 전세가격 상승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과천에서는 지식정보타운 청약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자들이 당해지역 1순위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전세 물량을 찾으면서 2019년 전세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지식정보타운의 분양이 2020년으로 연기됐기 때문에 전세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지방 전세시장은 2019년 아파트 입주물량의 영향으로 부산, 경남 등 일부 지역에서 전셋값 하락이 나타났으며 이러한 현상은 2020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2019년 아파트 시장 결산>

2019년 아파트 시장은 부동산 정책에 큰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2018년 발표된 9.13대책 영향으로 집값은 2019년 5월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4월 말, 3기 신도시 추진 계획이 5월 발표되면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와 함께 서울 아파트 희소성이 부각되기 시작했고, 집값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급매물을 중심으로 6월 서울 아파트 가격은 반등했다.

정부는 이러한 아파트 가격 상승세에 대응하기 위해 2019년 11월 6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대상 지역을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확정했다. 분양가상한제 대상 지역은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영향력, 집값 상승률 등을 고려해 서울 27개 동이 지정됐다. 분양가상한제 대상 지역 지정 후, 재건축 아파트는 수요자들의 눈치보기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한편 새 아파트는 공급 감소 우려가 커지면서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2019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국이 0.74% 오른 가운데 지역별로는 대전이 4.54% 변동률을 기록해 가장 많이 올랐다. 대전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원도심 정비사업 등 개발호재가 많은데다 인접한 세종과 달리 고강도 규제를 받지 않아 투자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특히 신규 분양물량이 높은 인기를 끌면서 주택시장 상승세를 견인했다.

대전 다음으로는 서울(1.90%)의 집값 상승폭이 컸다. 서울은 2018년 9.13대책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아파트 가격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시작으로 2019년 6월부터 상승 전환됐다.

반면 경기도는 2018년 크게 올랐던 광명, 과천, 성남, 안양, 하남 등의 집값 상승세가 2019년 들어 둔화되면서 0.33%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광주광역시는 0.31% 상승했으나 대출 규제와 아파트 가격 급등에 따른 추격 매수세 감소로 오름폭이 줄었다. 대전, 광주와 함께 ‘대대광’으로 불리는 대구도 0.45% 올라 상승세가 주춤한 상태다. 2018년에 상대적으로 아파트 가격 상승이 낮았던 전남 지역은 광양 등의 갭투자의 여파로 0.51%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이와 반대로 강원권과 경남권 아파트 시장은 2019년 하락세를 보였다. 강원권은 1.03% 하락해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강원은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 등의 호재로 유입되었던 외부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미분양이 증가하는 등 과도한 아파트 공급이 집값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경남에서는 입주물량 증가로 인해, 진주, 창원 등이 하락하면서 전체적으로 0.77% 떨어졌다. 다만 거제 같은 일부 지역은 조선산업 회복 기대감으로 보합을 유지했다.

<전국 전세시장 안정, 서울 신규 아파트 전셋값 상승>

2019년 전국 전세가격은 0.16% 하락했다. 강원, 경남 등은 입주 물량이 증가했고, 수도권에서도 최근 3년 사이 신규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면서 이 지역 전세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다만 신도시 인근 생활권과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전셋값이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가격이 많이 상승했던 ‘대대광’ 지역은 대전(2.94%), 대구(1.40%), 광주(0.29%) 순으로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전은 원도심 정비사업 이주수요가 늘면서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구는 전세물량이 감소하고, 월세로 전환되는 사례가 많았던 중구, 달서구를 중심으로 올랐다.

이외에 지방에서는 충남(1.12%), 전남(0.02%)이 올랐다. 서울은 강동구와 성북구의 대단지 아파트 입주로 인해 2019년 상반기까지 하락세를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 분양가상한제로 추후에 나올 저렴한 단지에 청약하고자하는 수요와 자사고 폐지, 정시 확대 이슈로 학군수요가 움직이면서 전세값이 상승 반전됐다. 최근 2, 3년간 신규 아파트 공급이 연평균 2만여 가구로 많았던 인천은 2019년 상반기까지 하락세를 기록했으나 5월 이후 상승 전환됐다.

반면 강원(-2.67%), 경남(-2.49%)의 전세가격은 내려갔다. 이는 새 아파트 입주가 대거 진행되면서 전세 매물이 적체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부산(-1.03%), 충북(-1.01%), 경기(-0.69%)도 신규 아파트 공급 과잉 영향으로 하락했다. 세종(-0.41%)은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한 것과 달리 전세가격은 하락했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벌어지면서 투자금액이 커지자 갭투자 수요가 감소하는 현상도 관측됐다.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 의지는 계속될 것>

2020년 아파트 시장은 정부에서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 대책의 영향으로 약보합의 시장 흐름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정책과는 다르게 시장에는 분양가상한제와 같은 시장 안정 정책이 오히려 신규 아파트 공급 축소로 이어져 집값 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이에 새 아파트를 선점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면서 최근 강남권 아파트 단지의 청약경쟁률은 고공 행진하는 추세다. 2020년 4월로 분양가상한제 유예가 종료되면 청약 쏠림 현상은 입지가 좋은 단지를 중심으로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지방은 대전, 대구, 광주 등을 제외한 광역시의 경우, 산업 경기침체와 공급 과잉 여파로 약보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대광’ 중 비교적 뒤늦게 집값 상승에 탄력을 받은 대전을 제외한 대구, 광주는 가격 상승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2019년 오름폭이 축소됐는데 2020년에도 강보합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18년 약 46만 가구가 공급된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입주물량은 약 34만 가구로, 2019년보다 14% 감소할 전망이다. 수도권 물량이 17만9,942가구로, 지방(16만1,730가구)보다 많다. 서울은 강동, 영등포에 입주가 집중되며 수도권에서는 김포, 시흥, 화성, 안산 등에서 1만 가구 이상이 입주하면서 전세시장 안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전세시장은 입주 외에도 변수가 많다. 저금리로 인한 월세 전환, 재계약 등에 따른 공급 감소와 청약 대기 수요, 정비사업 이주수요, 학군수요 등 수요 증가 이슈가 상존한다. 이에 국지적인 수급 불균형이 예상되는 가운데 입주물량이 전셋값 등락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부동산리서치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