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보수-진보 양극단 정치를 극복하겠다”

[인터뷰] 4선 국회의원 김성곤 민주당 강남갑 지역위원장, 그가 본 21대 총선 판세 정수희 기자l승인2019.05.06l수정2019.05.0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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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평화’라는 두 단어를 화두로 삼고 살았고, 이제는 강남에서 ‘평화’를 완성하기 위해 ‘상유십이 미신불사’(尙有十二 微臣不死, 아직도 12척의 배가 남아 있고 하찮은 신하는 죽지 않았다)의 자세로 강남서 또다른 도전을 펴는4선 국회의원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사단법인 평화 이사장이며 더불어민주당 강남갑 위원장인 김성곤 전 의원(66).

▲ ‘보수의 텃밭’ 강남에서부터 ‘보수-진보’ 양극단의 정치를 극복하겠다고 나선 김성곤 위원장.

지난 3일 강남구 논현동 (사)평화 사무실에 만난 김성곤 위원장은 지난 20대 총선 당시 고향 여수를 떠나 민주당으로서는 험지인 강남갑 공천을 받아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솔직히 처음부터 강남에 나오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호남 불출마 선언 이후 막판에 당으로부터 강남 출마를 권고받았다. 워낙 어려운 곳이고, 준비가 되지 않아 피하고 싶었지만 그동안 당에서 나를 네 번이나 공천해 줘 은혜를 입었는데 험지라고 해서 거절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었다.

처음부터 당선되지 못하리라고 생각한 것이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승리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뛰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번에 꼭 이긴다는 신념으로 뛰고 있다.“

그동안 강남갑에서 민주당은 선거가 끝나는 동시에 지역 위원장의 존재감이 사라지곤 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달랐다.

“지난 총선 때 지역주민들이 의외로 많은 표를 주셨고, 그에 대한 채무의식이 있어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지역을 관리하고 있다. 강남에서 지역위원장으로 계속 활동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땅의 보수와 진보의 진정한 화해를 위해서다.

태극기 부대가 보수꼴통이라고 부르지만, 이들과 대화해 보면 나라를 위하는 진정성이 있다. 한편 진보가 친북이라곤 하지만 뜨거운 민족애와 평화에 대한 갈망이 있다.

보수와 진보는 한 쪽이 망해야 다른 쪽이 사는 적대적 관계가 아니고, 역사를 이끌고 가는 수레의 두 바퀴와 같은 상보적 관계다. 보수가 추구하는 자유와 진보가 추구하는 평등 역시 택일적 가치가 아니다. 함께 조화해야 건강한 사회가 가능하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도 우리 사회 진보와 보수의 화해는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김성곤 위원장은 “보수-진보의 화해 내지는 우리 사회를 오랫동안 분리시켜왔던 양극단의 정치를 극복하는 일을 강남에서부터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최근엔 보수적인 분들을 많이 만나 의견을 듣고 있다”라고 전했다.

사실상 내년 총선 출마가 확실한 그는 ‘한국당 텃밭’ 성향이 강한 강남갑 지역의 판세를 어떻게 전망할까. 그는 이순신의 ‘상유십이 미신불사’ 정신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 기적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강남은 다른 지역보다 보수의 벽이 높다. 2018년 지방선거 때까지만 해도 문 대통령의 지지도가 높아 강남도 ‘해보자’는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상당히 많이 빠진 것으로 알고 있다.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크다. 남북관계 문제와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관계로 인한 여론 변화가 그다음 이유다. 보수층에서 ‘이게 뭐냐, 기만당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내년 총선 전까지 적어도 남북관계에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20대 총선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준비를 철저히 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주민의견 청취의 날’에 주민들과 만나 지역현안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 있는 김성곤 위원장(왼쪽). 오른쪽은 지역위원회 사무국장인 서울시의회 김평남 의원.

더불어민주당 강남갑 위원회는 4월 중순부터 매주 토요일 주민의견을 직접 듣는 ‘주민의견 청취의 날’을 운영하고 있다. 주민들의 여러 민원에 대해 해결 방법을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아직 홍보가 잘 되지 않아서인지 실제로 찾아오는 주민들은 많지 않다. 또 대통령이나 민주당에 대한 불만들이 높아진 것도 원인일 수 있다. 그래서 찾아오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찾아가는 지역위원회’로 전환하려고 한다. 지난주부터 각급 학교를 찾아다니며 민원을 접수하고 있고, 지역별 현안 토론회도 준비하고 있다.”

전임 국회 사무총장으로 최근 국회에서 벌어진 ‘동물국회’ 사태에 대해 김 위원장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선거법과 관련한 기본 방향은 민주당 입장이 맞다, 왜냐면 국민들의 민심과 의석수의 간극이 크기 때문이다”라면서도 “문제는 (사개특위 위원을) 사보임하는 과정에서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위원회의 결정을 제어하는 모양새를 보인 건 의회민주주의에 맞지 않다, 이것 때문에 싸움이 더 커졌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이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방법이 좋아야 하는데, 취지는 민주당이 좋았지만 방법에서는 바른미래당이 좀 무리수를 둔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은 “강남에 사시는 분들은 ‘강남 프라이드’가 있다고 본다, 진정한 강남 프라이드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에 있다고 본다”라며 “지도층 상류층이라면 그에 어울리는 높은 도덕 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정신이 있어야 한다, 나만 잘먹고 잘 살면 된다는 것이 아니고 나라 전체를 걱정하고 우리 민족의 앞날과 세계 평화를 위해 함께 참여하는 그러한 1등 시민이 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성곤 위원장은 15, 17, 18, 19대 국회의원(4선)으로 20대 국회 사무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1996년 미국에서 국가기밀누설 혐의로 옥고를 치렀던 재미교포 로버트 김(한국명 김채곤)의 동생이기도 하다. (사)평화는 20년 전 로버트 김 사건 때 국민들이 보내준 성금으로 만들어진 법인으로 올해 20주년을 맞는다.

김 위원장은 20대 총선에서 이종구 새누리당 후보(현 자유한국당 의원)를 상대로 득표율 45.2%를 기록해 9.6%p 차이로 낙선했다.


정수희 기자  flower7306@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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