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부인사들의 잇단 구설로 직원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강남구청.

지난 1월 정순균 강남구청장의 첫 외부인사가 5개월 만에 사표를 제출한 데 이어 외부인사들이 잇달아 구설에 오르면서 공무원 조직 내에 민선 7기 외부인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한 인터넷 게시판에는 강남구의 ○○산하 공공기관 직원이라며 '성희롱, 갑질 전문적인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상임이사는 취임하자마자 새로운 환경의 회사를 만들고 싶다며 뻔히 문서를 공람하고 게시하며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음에도 전 직원 SNS가입을 시켜 그것으로 출퇴근 보고를 하게 하고 근무시간에 업무 지시를 하고 정작 하는 짓은 그냥 시키면 해라 스타일"이라고 적었다.

또한 "각 파트의 책임자 약 20명을 불러 첫 교육이 있었는데 거기서 '핸드폰을 왜 가지고 왔냐' '녹음하려고 하는 거냐' '맞으면서 교육 받아본 적 있냐' '이쁜 순서대로 근평을 주겠다' 이런 발언을 참석자들을 통해 들었다"라면서 "이건 명백한 성희롱 발언이며 근평으로 갑질을 한 것으로밖에 보여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글은 통합공무원노조 임성철 지부장이 4일 노조 게시판을 통해 "이번 재단 내 성희롱, 갑질 관련 상임이사가 이쁜 순서대로 근평을 주겠다. 맞으면서 교육받아 본 적 있냐?"라는 발언을 한 부서장의 의식 수준을 지적하며 "구청장이 바뀐 지 8개월이 지나도 인사개혁은 눈을 씻고 찾아보려고 해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하면서 알려졌다.

임 지부장은 "제보를 통해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직원들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게시판을 통해 공개했다"라면서 "이 글이 사실이라면 상임이사에 대한 인사조치를 통해 교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상임이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혀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있다고 하니 난감한 상황"이라며 "그런 일이 가능하겠냐.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말도 안 된다"고 강하게 부정했다.

또 다른 재단 A사무국장은 공무원 신분으로 경기도 수원에 한 대학에 강의를 하기 위해 겸직허가신청을 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재단에 따르면 재단 직원은 사무국장을 포함해 6명뿐인데 재단 업무를 책임 있게 챙기고 직무에 전념해야 할 사무국장이 겸직허가신청을 통해 강의를 나가려 했고 특히 이사장에게 한 마디 양해도 없이 이 일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A사무국장은 "공무원 내부 규정에 따라 한 달을 만근하면 하루 8시간 공가가 주어진다. 이를 일주일에 2시간 휴가를 내 강의를 하기로 했다"라면서 "근무시간에 개인 시간을 내는 것이 아니라 개인 휴가로 쓰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모두 정순균 구청장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외부인사들이다. 두 사람의 행동에 대해 구청 공무원들의 시선은 부정적이었다.

한 공무원은 "부서를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외부인사들이 업무를 잘해 이름이 거론되기보다는 성추행 발언과 갑질 논란 등으로 언급이 돼 안타깝다"면서 "나름 전문가라고 해서 외부에서 데리고 왔지만 과연 그런지 의구심이 든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또 다른 직원은 "지난 1월 공보실장이 공무원 조직을 모르고 업무파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도 사퇴한 것을 비롯해 다른 부서에서의 외부인사에 대한 조직 내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와중에 외부인사의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이 있다 하니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