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연희 강남구청장에게 1심에서 벌금 800만원이 선고됐다.

9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의연)에 열린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 구청장의 공소사실을 일부 유죄로 인정해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신 구청장은 지난 2016년 12월부터 4개월동안 200차례에 걸쳐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에 대한 허위 비방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를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고 검찰은 신 구청장이 유권자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에 있음에도 여론을 왜곡해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했다며 징역 1년을 구형했었다.

이날 재판부는 신연희 구청장이 카톡 메시지로 전송한 메시지 내용들에 대해 대부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부분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고 정보통신법 위반이나 명예훼손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특히 문 후보를 가리켜 ‘양산의 빨갱이’라거나 ‘공산주의자'라는 내용의 메시지 전송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의 부정선거부분만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강남구청장의 직위는 유권자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에서 여론을 왜곡해 선거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한 것은 가볍게 볼 수 없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메시지 유포를 처음으로 문제 제기한 강남구의회 여선웅 의원은 “중립의무가 있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개입에 경종을 울린 판결”이라며 “신 구청장이 공직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법원이 명확히 한 것”이라고 평했다.

여 의원은 “기초단체장은 지역 선거 관리의 책임자”라며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800만원을 선고받은 신연희 구청장에게 공정한 지방선거 관리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신연희 구청장의 즉각 사퇴만이 유일한 답”이라고 주장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되면 구청장직을 박탈당할 뿐만 아니라 5년동안 피선거권을 잃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