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한국시간) 할리우드 최고의 영화상인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난 가운데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버드맨>이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4관왕에 오르며 올해 시상식 주인공이 됐다. 아카데미 수상작 중 아직 국내 개봉을 하지 않은 작품도 많아 과연 이들 영화가 흥행에도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월 5일 개봉을 앞둔 <버드맨>은 슈퍼 히어로 ‘버드맨’으로 톱스타의 인기를 누렸던 할리우드 배우가 예전의 꿈과 명성을 되찾기 위해 브로드웨이에 도전하는 이야기로 <21그램>, <바벨>, <비우티풀>의 천재 감독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역시 명불허전이라는 평가와 함께 골든글로브 2개 부문 수상, 아카데미 4개 부문 최다 수상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특히 <버드맨>은 최근 극중 김치를 비하하는 대사가 등장하는 사실로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개봉 전 가진 시사회를 통해 영상미에 대한 호평이 있어지고 있다.

12일 개봉하는 <위플래쉬>는 천재 드러머를 갈망하는 학생과 그의 광기가 폭발할 때까지 몰아치는 폭군 선생을 그린 열광의 드라마로 전세계의 남우조연상을 휩쓸며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J.K. 시몬스와 떠오르는 유망주로 평가 받는 마일즈 텔러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제목 ‘위플래쉬’는 영화 속에서 밴드가 연주하는 재즈곡의 제목이다. 재즈곡 ‘위플래쉬’는 중간에 나오는 드럼 파트의 ‘더블 타임 스윙’ 주법으로 완성되는 독주가 일품으로 꼽히고 있다.

<위플래쉬>는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과 음향상, 편집상 등 3관왕에 올랐다.

그 동안 아카데미 수상작은 그 화제성에 비해 한국 내 흥행 성적은 저조했다. 그 이유는 대중성ㆍ오락성을 내세운 블록버스터 영화보다 작품성 있는 영화가 아카데미에서 수상하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동안 국내 개봉한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중 100만 관객을 넘은 것은 2009년 제81회 수상작인 <슬럼독 밀리어네어>(112만)가 유일하다. 작년 아카데미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감독에게 작품상을 안긴 <노예 12년>은 49만명에 불과했고 벤 에플렉이 감독 겸 주연을 맡은 영화 <아르고>도 2013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해 3관왕을 차지했지만 국내 성적 14만명으로 초라했다.

여기에 <아티스트>(2012·12만)와 <허트 로커>(2010·17만) 등 최근 5년 이내 작품상 수상작 중 100만명을 넘은 영화는 단 한 편도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을 수상한 <이미테이션 게임>이 지난달 개봉 이후 예상 밖의 흥행 성적을 내며 관객 120만명을 돌파했다. 세계적인 스타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키이라 나이틀리의 환상적인 캐스팅, 흡입력 높은 흥미로운 스토리가 시너지를 발휘하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과연 아카데미 수상작은 흥행이 어렵다는 편견이 이번에는 깨질지 아카데미 수상작들의 흥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